"지속 가능한 도시, 작은 정착촌에서 찾자"



발크리슈나 도시(Balkrishna Doshi) ⓒAFPBBNews




세계은행(WB)은 오는 2050년까지 약 1억4300만명이 '기후 이주민' 신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 이주민이란 흉작이나 물 부족, 해수면 상승 등을 피해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사람들이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인도인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발크리슈나 도시(Balkrishna Doshi)는 이 같은 문제를 '지속 가능한 도시 건축'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4일 '뉴욕타임스 터닝포인트'에 실은 기고문에서 발크리슈나 도시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숲에 비유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며 모든 것이 연결돼 있고 각자 고유한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도시를 하나의 유기체이자 생명공학적인 존재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발크리슈나 도시는 마하라자 사와이 자이 싱 2세가 통치하던 18세기 인도 자이푸르 왕국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당시 이 곳에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후와 태양의 움직임을 고려해 협동조합주택 단지를 지었다.


그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현대 건축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람의 거주 형태를 파편화하고 사람과 인프라(사회기반시설)를 서로 고립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도시는 대형 건축물 대신 작은 정착촌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정착촌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자라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흐름과 일치하는, 숲과 같은 미덕을 지닌 협동조합주택단지로 이뤄져 있다.


이 정착촌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재난과 빈부격차로부터 지구를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현대인들은 이곳에서 성취하고 정복하려는 욕구를 잠재우고 평온함을 되찾으며, 서로 친분을 형성하면서 스스로가 대지의 일부라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도시는 "오늘날 우리들은 전 세계와 연결돼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길을 잃고 있다"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연결고리는 힌두 철학에서 모든 생명체를 존재하게 하는 에너지인 '프라나'(prana)로 되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터닝포인트'는 NYT 필진과 세계 석학이 세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별 전환점(turning point)을 짚어주는 연감으로 국내에서는 뉴스1이 독점 계약자로 매년 말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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