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불평등 고조되면 분노의 시대 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AFPBBNews



미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4일(현지시간) 미 의회도서관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방하는 보호무역주의와 국가주의를 간접 비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불평등이 유발하는 '디스토피아'(dystopia)를 피하려면 국가 간 서로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음을 언급하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국제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 번영 속에서 우리는 과거에서 배우며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했다"면서 "이는 미국 없이는 이룰 수 없었던 일이다. 미국은 국제경제 질서에 도전이 필요할 때 도전했고, 타협이 필요할 땐 타협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제경제 질서에서 리더 역할을 맡았는데, 이는 더 강하고 안정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게 미국에 큰 이익이 됐기 때문"이라며 "이 성공은 다른 나라들을 희생시키지 않았다. 미국의 협력 리더십은 자국에서 수십년 동안 기회를 창출했고, 세계 전반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과거 추구했던 다자주의의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서 "불평등이 고조되고, 이에 뒤처진 수백만명이 화가 나면 '분노의 시대'(age of anger)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디스토피아를 피하려면 국가들은 정부 간 협력을 개선하고, 감독을 강화하고, 부패를 줄이고, 세금 징수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인프라(사회기반시설)와 교육을 개선하는 데 쓰일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라가르드 총재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칭찬으로 감싼'(wrapped with praise) 비판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해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는 불화와 갈등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지, 아니면 전진할 것인지 근본적인 선택을 하게 한다"면서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한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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