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축브리핑] 여전히 대단한 '메날두', 그리고 메날두 못잖은 경쟁자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6골로 세리에A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AFPBBNews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최근 치러진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나란히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세계 축구를 양분하던 전성기에 비해 득점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아무리 '메날두(메시+호날두)'라 해도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어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확실히 펄펄 날던 때와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네 이런 지적이 다 참은 아니다.


둘의 이름은 여전히 리그 득점왕 레이스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메시도 호날두도 스페인 라 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강력한 득점왕 후보다. 다만, 이젠 압도적인 독주가 아니라 경쟁자들이 꽤 많아졌다는 게 차이다. 


◇메시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끝내려는 이는 많다.


메시는 이번 시즌 라리가 21경기에서 16골을 기록 중이다. 똑같이 16골을 넣었지만 출전 경기에서 한 경기 적은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득점 레이스 선두다.


사실 리그 초반만 해도 메시의 득점력은 저조했다. 개막 후 10경기 동안 4골을 넣는 것에 그쳤다. 이마저도 2골이 페널티킥이었다. 공만 잡아도 골이 기대되고, 또 그 기대에 맞게 늘 멋진 골을 넣던 메시의 과거 명성에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조금씩 제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필드골이 늘었고, 중요한 순간 결승골을 넣는 등 순도 높은 득점으로 팀에 기여했다. 한 번 불이 붙자 기세가 달라졌다.


1월7일(한국시간) 아틀레틱 빌바오전 멀티골을 시작으로 2월22일 카디즈 CF전 골까지 6경기에서 9골을 몰아쳤다. 단숨에 수아레스의 16골을 따라잡았다.


반면 수아레스는 최근 흐름이 다소 아쉽다. 2월8일 셀타 비고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16골 고지에 올랐으나, 이후로는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매 경기 골을 추가하며 따라붙는 메시의 추격 보폭을 감안하면 지금의 선두 자리가 꽤 위태로운 상황이다.


전체적으로는 혼전 양상이다. 비야 레알의 헤라르드 모레노(14골)와 세비야의 유세프 엔 네세리(13골)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메시와 수아레스를 추격 중이다.


두 선수는 각각 비야 레알(6위)과 세비야(4위)의 상위권 도약을 이끈 주역이다. 비야 레알의 전력 50%라 불리는 모레노는 최근 3경기 4골로 컨디션이 좋고, 1997년생의 네세리는 이번 시즌 2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했을 만큼 몰아치기에 능해 언제든 메시를 추격할 수 있다.


메시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메시의 시대를 끝내려는 이들은 꽤 많다.


◇코로나19 위에 호날두, 그런 호날두 위에 루카쿠


세리에 A에서는 로멜루 루카쿠(인터 밀란)와 호날두가 경쟁 중이다. 루카쿠가 17골로 1위, 호날두가 16골로 2위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초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다소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득점을 올리며 18경기 16골을 기록 중이다. 22경기 17골인 루카쿠에 비해 경기 출전 숫자가 적어 한두 골만 더 추가해도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


특히 호날두는 이번 시즌 6번의 멀티골을 기록, 녹슬지 않은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발동만 걸리면 더 많은 득점을 추가할 공산이 높다.


하지만 호날두의 득점왕 도전이 그리 호락하지만은 않다. 한때 '세리에A 최고의 남자'로 불렸던 호날두지만, 이젠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특히 루카쿠의 기세가 워낙 좋다. 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는 선수를 꼽는다면 호날두가 아니라 루카쿠다.


루카쿠는 인터 밀란의 선두 질주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공격수로, 최근 승부처였던 22라운드 라치오전 2골, 23라운드 '밀라노 더비' AC 밀란전에서 1골 등 중요한 순간 골을 넣고 있다.


호날두가 '몰아치기'로 득점 숫자를 늘렸다면 루카쿠는 꾸준하다. 루카쿠는 12월에 4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팀 순위와 개인 득점 랭킹을 모두 급상승시켰다. 득점왕 선정에 반영되진 않지만, 팀 공헌도에서 루카쿠가 훨씬 우위에 있다.


팀의 상황이 대조적인 것도 두 선수 득점왕 레이스에 큰 변수다. 루카쿠의 인터 밀란은 21일 AC밀란과의 라이벌전마저 승리하며 16승5무2패(승점53)를 기록, 15승4무4패(승점49)의 2위 AC 밀란과 격차를 좀 더 벌렸다. 반면 호날두의 유벤투스는 12승6무3패(승점42)로 6위까지 밀려 내려와 왕좌 자리를 내줄 위기다.


3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득점왕 후보로 불리는 호날두의 득점 레이스가 놀랍지만, 루카쿠의 더 놀라운 레이스가 호날두의 앞길을 막고 있다.


이 밖에 아탈란타의 루이스 무리엘, AC 밀란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라치오의 치로 임모빌레도 각각 14골로 호날두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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